광고

‘메멘토 모리 독서 모임’이 52권의 책 골라 엮은 '죽음으로부터의 자유'

신민형 | 기사입력 2021/12/13 [08:12]
“죽음을 공부하면서 삶이 단순해지고 감사하고 소중해졌다”

‘메멘토 모리 독서 모임’이 52권의 책 골라 엮은 '죽음으로부터의 자유'

“죽음을 공부하면서 삶이 단순해지고 감사하고 소중해졌다”

신민형 | 입력 : 2021/12/13 [08:12]

 


죽음을 공부하면서 삶이 단순해지고 감사하고 소중해졌다

 

죽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죽음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싶어서 죽음을 공부해 온 저자들의 독서 토론 발제문을 모은 책 죽음으로부터의 자유’(메멘토 모리 독서 모임 엮음·북에너지 ·384·15,000)가 출간됐다.

 

20년 동안 매달 만나서 죽음과 나이 듦에 대한 책을 읽고 그 연습을 조금씩 해온 메멘토 모리 독서모임 회원들이 지금까지 읽은 200여 권의 책에서 52권을 뽑아서 소개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의 라틴어다. 20~80대 다양한 배경의 모임 참가자들은 만나 책을 읽고 토론하고, 때로는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하고, 관련 영화를 보고, 논문을 찾아 읽기도 했다. 저자들은 죽음을 공부하면서 삶이 단순해지고 하루하루의 삶이 감사하고 소중해졌다고 한다.

 

'죽음 전을 살아내는 노년', '죽음 앞에 선 노년', '죽음이란', '죽음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죽음의 현장', '나의 죽음은 질서 있는 후퇴이고 싶다', '죽음 너머의 세계' 6개의 장()으로 구성했다. 부록으로 메멘토 모리 독서목록(2003.6.-2021.9)이 수록됐다.  

▲ 라틴어 ‘바니타스(vanitas·영어로는 vanity)’는 허무, 무상, 허영을 뜻한다. 바니타스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탄생한 거의 모든 정물화의 기본 주제다. 그중에서도 해골이 등장하는 정물화를 특별히 바니타스 정물화라고 부른다. 해골만큼 죽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모티프는 없기 때문이다. 바니타스 정물화의 핵심 모토는 ‘메멘토모리(memento mori)’다. 그림은 초기 바니타스 정물의 대표작인 바르텔 브륀 1세가 그린 ‘제인-로이즈 티시에르의 초상화 뒤편에 그려진 바니타스 정물’. 목판에 유채, 61×51㎝, 16세기     © 매일종교신문


책속으로

 

보통 모임에선 계급? 그러니까 흔히 조직을 이루려면, 책임을 맡는 부서가 있는가 본데, 우리 독서모임에서는 그런 속된 말로 감투가 없었다. 그저 제일로 오래된 내가 회원님들의 명을 듣고도 2년이나 머무적대다가 원고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200권 책들의 발제문을 모았다. 책을 읽고 토론을 위해 쓴 글이기에 엄격한 형식 없이 자유롭게 쓴 글들이다. 원래 더 많은 분량이었지만 출판사의 조언으로 그중 52권을 선별해서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한 책을 내게 되었다.

--- p.8

 

빅터 프랭클 박사는 죽음의 수용소에서 한 경험에서 단순히 극도의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의 무너진 심리를 분석하고 분열된 자아의 회복만 추구했던 것이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온전한 인격의 완성을 추구하여 인류의 평화와 역사의 궁극적 완성을 소망하지 않았을까 한다.

--- p.101

 

지금까지 많은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 왔지만, 미지의 세계로, 하늘나라라고 할지라도 삶을 끝내고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물들을 버리고 떠나는 게 인간에게는 제일 두려운 일이라고 상상된다. 니나처럼 이렇게 한창나이에 평정심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은 처음 만나는 것 같다. --- p.145

 

죽기 2, 3년간의 일기집인 이 책은 아마도 부카우스키의 생애 중 가장 안락했던 시기였다고 본다. 축적된 많은 것은 그로 하여금 샘솟듯 글을 쓰게 했고 경제적으로도 집에서 스파를 할 정도로 여유를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역자는 부카우스키의 죽음관을 변화’, ‘과정이라고 본다지만, 나는 죽음을 반드시 겪어야 할 그저 죽음그 자체로만 생각했다고 본다.

--- p.188

 

이 소설이 나에게 각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죽음과 죽음 주위의 서사보다는 내 관심의 중점인 죽어가고 있는 당사자의 시각과 입장에서 써내려간 점이다. 죽음의 공포와 고통의 과정을 어떻게 거쳐 가면서 어떻게 구원을 체험하고 나서 변화되는가. 죽는 당사자의 일인칭시점으로 그 과정을 세세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는 특히 이 소설의 가치를 주저 없이 얹어 주고 싶다. --- p.234

 

작가는 이 책이 죽음을 직시하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모든 사람은 결국 자기가 살아온 삶의 방식대로 죽음을 살아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차이는 자신의 삶에 대해서 어떤 위안거리(삶의 의미?)를 갖고 바이올렛 아워를 맞이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의 바이올렛 아워를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 p.281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죽음의 현장을 경험하고 체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이 책을 통해서 더 느꼈다. 지난 37개월 동안 호스피스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체험한 임종 현장 경험들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데 나의 죽음에 대한 이정표가 되리라 본다.

--- p.292

 

러브레터는 보통 사랑을 시작할 때 그리고 젊어서 쓰는 것으로 생각하게 되는데, 이 편지는 80대의 부부가 그들이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아내가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최근의 이야기까지 60년의 사랑을 적고 있다.

--- p.324

 

지금, 나의 이성이 활발히 작동할 때에 죽음을 미리 예습해 두어야 한다. 눈을 크게 뜨고 내 주변의 죽음이 나에게도 곧 오리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죽음을 공부해야 한다. 그것이 막연한 죽음의 공포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 p.342

 

 

  • 도배방지 이미지

많이 본 기사
1
모바일 상단 구글 배너